[세리에A 시즌 리뷰] 나폴리 33년 만의 스쿠데토 차지, 그 중심에는 최고 수비수 김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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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5일(한국 시각) 세리에 A의 20개 팀은 38라운드 경기를 마치며 정규 시즌을 마무리 지었다. 우승을 차지한 나폴리는 홈에서 최하위 삼프도리아에 2-0 승리를 거뒀고 1위부터 9위까지 상위권 팀들이 모두 승리를 거두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1. 모든 것을 가져간 나폴리
나폴리 - 1위, 28승 6무 4패 (승점 90점 +49)
2022/23 세리에 A의 주인공은 단연 나폴리였다. 시즌 초반부터 상승세를 만들어 낸 나폴리는 9라운드에서 선두에 오른 이후 단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뺏기지 않았다. 결국 이번 시즌 리그 최다 득점, 최소 실점들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차이로 일찌감치 우승을 결정지었다.
우승뿐만 아니라 모든 개인상도 나폴리가 휩쓸었다. 이번 시즌 최고의 수비를 보여주며 이탈리아 무대를 떠나 유럽의 빅클럽들에게 관심을 받는 김민재는 이번 시즌 최고 수비상을 받으며 공식적으로 세리에 A 최고 수비로 인정받았다.
더불어 공격을 이끈 오시멘이 최다 득점상을 수여했고, 이번 시즌 김민재와 함께 이적해 온 크바라츠헬리아가 MVP에 선정됐다.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 지은 나폴리는 31라운드 이후 로테이션을 가동하며 많은 승점을 추가하는데 실패했지만, 인터밀란과의 라이벌 대결 등 승리가 필요했던 경기에서는 승리를 만들어 내며 우승팀으로써의 위용을 드러냈다.
홈에서 치른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무실점 승리를 거두며 내년 시즌을 함께하지 않게 된 스팔레티 감독과 김민재를 포함해 이적이 유력시되는 다수의 선수들과 마지막으로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2022/23 세리에 A 챔피언 나폴리CIRO FUSCO
2.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성공
라치오 - 2위, 22승 8무 8패 (승점 74점 +30)
라치오는 기대 이상의 좋은 시즌을 보냈지만, 나폴리의 높은 벽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시즌 중반까지 나폴리의 선두 자리를 크게 위협했지만, 시즌 막바지로 갈수록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이며 선두 자리를 쫓는 데 실패했다.
지난 4월 팀이 전체적으로 슬럼프를 겪으며 4위까지 순위가 떨어졌었지만, 마지막 3경기에서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2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인터 밀란 - 3위, 23승 3무 12패 (승점 72점 +29)
쉽지 않은 시즌을 보낸 인자기의 인터 밀란은 시즌 막바지에 치른 중요한 경기 때마다 강팀의 저력을 보여주며 UCL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때 6위까지 순위가 떨어졌었지만, 라치오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는 등 UCL을 병행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만들어 냈다.
시즌 초반 제코와 루카쿠 등 공격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며 공격에 문제를 겪었던 인터밀란은 라우타로가 그 자리를 든든히 메워주며 21골을 성공시켜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다. 후반기에 돌아온 제코와 루카쿠도 각각 9골과 10골을 성공시키며 팀이 상승세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인터밀란의 공격을 이끈 라우타로Nicolò CampoAC 밀란 - 4위, 20승 10무 8패 (승점 70점 +21)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우승을 차지한 나폴리의 천적 AC 밀란이 마지막 UCL 티켓을 차지했다. AC 밀란은 리그 경기로 치른 나폴리 원정 경기에서 4-0 완승을 거두고, UCL 8강에서 나폴리를 꺾고 4강에 진출하는 등 이번 시즌 나폴리에 가장 많은 시련을 안겨줬다.
하지만 리그에서는 지난 시즌 우승팀답지 못한 아쉬운 결과를 받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전까지 최고의 기량을 보여줬던 하파엘 레앙이 월드컵 이후 부진에 빠지며 공격에 문제를 겪었고, 그때 떨어진 수위를 끌어올리는 데 큰 노력이 필요했다.
3. 자존심을 지킨 상위권 팀들
아탈란타 - 5위, 19승 7무 12패 (승점 64점 +18)
돌풍의 주역 아탈란타는 5위로 시즌을 마무리 지었다. 시즌 초반 인상적인 수비를 보여주며 상위권에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아탈란타는 후반기로 들어서면서 전통적인 강호들과의 상위권 경쟁이 힘에 부치는 모습이었지만 소기의 성과를 만들어 내는 한 시즌을 보냈다.
후반기에 수비가 흔들리며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리그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아탈란타는 다른 팀들이 UEFA 유럽대항전을 병행하며 리그 경기에 소홀한 사이 승점을 챙기면서 다음 시즌 UEFA 유로파리그(UEL) 진출권을 획득했다.
AS 로마 - 6위, 18승 9무 11패 (승점 63점 +12)
모리뉴 감독이 지휘하는 AS 로마는 마지막 경기에서 또 하나의 드라마를 썼다. 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르기 전 주중에 가진 UEL 결승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전 끝에 아쉬운 패배를 기록한 AS 로마는 스페지아와의 마지막 라운드 경기에서 후반 막바지에 터진 디발라의 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AS 로마는 50골을 넣는 데 그치며 상위권 팀 중 가장 적은 골을 성공시켰지만 단 38골의 실점을 허용하며 쉽게 패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경고 누적으로 마지막 경기에 함께하지 못했던 모리뉴 감독이 다음 시즌도 팀을 지휘할지 팬들의 관심이 높다.
유벤투스 - 7위, 22승 6무 10패 (승점 62점 +23)
누구보다 다사다난한 시즌을 보낸 유벤투스가 승점 62점으로 아쉬운 7위를 기록했다. 징계로 인한 승점 삭감과 징계 철회, 그리고 다시 승점 삭감 등 매끄럽지 못한 징계 처리에 경기력까지 흔들렸던 유벤투스였지만 다음 시즌 UEFA 유럽대항전의 마지막 티켓을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시즌 내내 어수선한 분위기를 없애기 힘들었던 유벤투스였지만 키에사 등 팀의 주축 선수들이 후반기에 제 역할을 해주며 힘든 시간을 넘길 수 있었다. 달라진 다음 시즌의 성적을 위해 대대적인 리빌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힘든 시즌을 보낸 유벤투스의 버팀목 키에사Alessandro Sabattini
4. 누군가에게는 만족, 누군가에게는 실망! 중위권 팀들
피오렌티나 - 8위, 15승 11무 12패 (승점 56점 +10)
피오렌티나에게 UEFA 유럽대항전과 코파 이탈리아 그리고 리그 경기를 병행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피오렌티나는 코파 이탈리아 결승에 진출했지만, 인터밀란에게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고, 6월 8일, 웨스트햄과 UEFA 유로파컨퍼런스리그(UECL) 결승을 앞두고 있다.
여러 대회에서 두루 좋은 성적을 만들어냈지만, 많은 경기를 소화하면서 리그에서 아쉬운 결과를 받았다. 시즌 중반 부진을 겪으며 중하위권까지 추락했던 피오렌티나는 시즌 막바지 4경기에서 무패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7위를 추격하는 데 실패했다.
몬자 - 11위, 14승 10무 14패 (승점 52점 -4)
팀 역사상 처음으로 세리에 A 무대를 밟은 몬자는 시즌 초반 우려를 씻어내고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다음 시즌도 세리에 A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게 됐다. 몬자는 5라운드까지 전패를 기록하며 세리에 A의 높은 벽을 실감했지만 7라운드에서 유벤투스를 1-0으로 꺾으며 강팀들에 킬러 본능을 보여줬다.
몬자는 이번 시즌 유벤투스에 더블을 기록했고 나폴리, 인터 밀란 등 상위권 팀들에게 승리를 거두며 인상적인 첫 시즌을 마감했다. 홈에서 월등히 강한 모습을 보였던 몬자는 중위권에서 시즌을 마무리하며 만족스러운 결과를 받았다.
첫 세리에 A 무대에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만들어낸 몬자의 아르만도 이초Emilio Andreoli우디네세 - 12위, 11승 13무 14패 (승점 46점 -1)
우디네세는 승점 46점으로 12위를 기록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중위권에 있는 그 어느 팀보다도 아쉬운 한 시즌이었다. 우디네세는 시즌 초중반까지 6위권 내의 순위를 유지하며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시즌 중반이 지날 무렵부터 경기력이 떨어진 우디네세는 끝없는 하락세를 보여주며 순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UEFA 유럽대항전 진출권 획득이 힘들어진 이후 마지막 4경기에서는 전패를 기록하며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5. 살아남은 자들, 중하위권
살레르니타나 - 15위, 9승 15무 14패 (승점 42점 -14)
한 시즌 내내 강등의 위협을 받았던 살레르니타나는 후반기에 끈질긴 모습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강등권에서 벗어나 다음 시즌도 세리에 A에서 함께할 수 있게 됐다. 특히 35라운드 경기로 치른 아탈란타전의 승리와 36라운드, AS 로마와의 무승부가 잔류를 확정 짓는 데 큰 역할을 했다.
6. 강등을 면치 못한 두 팀, 그리고 마지막 남은 1경기
스페지아 - 17위, 6승 13무 19패 (승점 31점 -31)
스페지아가 17위를 기록했지만, 승점이 같을 경우 추가 경기로 강등팀을 정하는 세리에 A의 규정으로 인해 18위 베로나와 강등을 두고 마지막 한 경기를 더 치르게 됐다. 스페지아는 AS 로마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후반 44분 실점을 하며 1-2로 패배 다잡은 잔류의 기회를 놓쳤다.
베로나와의 강등 플레이오프에서 활약이 기대되는 스페지아의 디미트리스 니콜라우Mondadori Portfolio삼프도리아 - 20위, 3승 10무 25패 (승점 19점 -47)
삼프도리아는 최악의 시즌을 보내며 일찌감치 강등이 확정됐다. 38경기에서 단 3번의 승리를 거두는 데 그친 삼프도리아는 24득점을 기록하며 처참한 득점력을 보여줬다. 최소 승리, 최다 패배, 최소 득점, 최다 실점 등 좋지 못한 기록을 모두 떠안은 삼프도리아는 다음 시즌은 세리에 B에서 보내게 됐다.
팀의 부진과 함께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살아날 기미조차 보여주지 못했고 마지막 11경기에서 단 한 경기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삼프도리아는 마지막 경기로 치른 챔피언 나폴리와의 경기에서도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